나는 솔직히 유통기한 지난 음식, 꽤 많이 먹어봤다.
과자, 라면, 우유, 두유, 통조림, 심지어 요거트까지도.
특히 자취하던 시절엔 냉장고 안을 뒤지다가 "어? 유통기한 3일 지났네? 괜찮겠지" 하며 아무렇지 않게 먹곤 했다.
그땐 몰랐다. ‘괜찮다’는 말이 내 몸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그런데 최근 지역축제에 유통기한 지난 식자재를 납품했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해명이 있긴 했지만, 그 뉴스 이후로 유통기한이라는 단어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건 내가 먹는 문제가 아니라, 남에게 제공되는 음식의 문제잖아.’
내가 마시는 두유 한 팩, 남이 먹는 국밥 한 그릇.
그 안에 ‘기준일이 지난’ 재료가 들어 있었다면.
어디까지가 괜찮은 걸까.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의 차이를 알자
유통기한은 제조사가 식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날짜다.
즉, 유통은 가능하지만, 섭취 여부와는 별개라는 이야기다.
반면 소비기한은 식품을 실제로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최종 시점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식품이 ‘유통기한’만 적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유통기한을 넘기면 무조건 버리거나, 혹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먹는다.
하지만 ‘무조건 버리는 것도’, ‘무조건 먹는 것도’ 둘 다 문제다.
정확한 기준과 감각, 그리고 판단이 필요하다.
나의 실제 경험
유통기한 지난 라면을 먹은 적이 있다.
3개월 정도 지나 있었지만, 겉포장도 멀쩡했고 내용물도 이상 없었다.
조리해서 먹었는데 맛도 별 차이 없었고, 탈도 없었다.
다만 스프의 기름맛이 살짝 강해졌다는 느낌은 있었다.
문제는 두유였다.
유통기한이 5일 지난 두유.
개봉하지 않은 상태였고 냉장고 안에 있었다.
열었을 때 살짝 시큼한 냄새가 났다.
망설이다 마셨고, 결국 몇 시간 후 설사와 복통에 시달렸다.
두유는 액체이고, 단백질과 당분이 풍부해서 미생물이 쉽게 번식한다.
이후로 두유만큼은 유통기한 지나면 무조건 버린다.
통조림은 의외로 괜찮았다.
유통기한 1년 지난 것도 있었는데, 캔이 팽창하지 않았고 내용물도 멀쩡했다.
조심스럽게 데워 먹었는데 별문제 없었다.
알고 보니 통조림은 밀봉 상태만 유지되면 꽤 오래 보관 가능한 식품이었다.
먹어도 되는 음식, 먹으면 안 되는 음식
먹어도 되는 음식들
- 냉장 보관된 우유: 개봉 전, 상태 좋다면 3~5일
- 과자나 라면: 포장 훼손 없고 냄새 이상 없으면 수개월
- 건조식품(쌀, 국수): 보관만 잘했다면 6개월 이상
- 초콜릿: 하얀 가루(블룸 현상)가 생겨도 무해
- 통조림: 캔 팽창 없으면 수개월 이상 가능
먹으면 안 되는 음식들
- 두유: 냉장 보관 필수, 개봉 후 2~3일 내 섭취
- 육류, 생선: 부패 속도 빠름, 식중독 위험
- 요거트, 부드러운 치즈: 곰팡이 및 세균 번식 우려
- 계란: 유통기한 지나면 반드시 물에 넣어 상태 확인
- 생채소, 과일: 외관은 멀쩡해도 내부 부패 가능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 냄새 – 시큼하거나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난다면 폐기
- 색깔 – 변색, 검은 점, 곰팡이 흔적이 보이면 폐기
- 포장 – 팽창, 찢어짐, 내용물 누수 등이 있으면 폐기
- 촉감 – 끈적임이나 점성이 느껴지면 폐기
- 맛 – 한 모금 먹어봤을 때 쓴맛, 신맛이 느껴진다면 즉시 폐기
이 다섯 가지만 기억해도, 잘못된 섭취는 대부분 피할 수 있다.
의심될 땐 버려라
유통기한 지난 음식은 우리 모두의 생활 속에 있다.
냉장고 속, 찬장 속, 심지어 선물받고 묻어둔 선물세트 안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건 하나다.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어도 되는 것’은 다르다는 점.
건강은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는다.
하지만 단 한 끼의 실수로 병원 신세를 지는 경우는 많다.
섭취 후 복통, 설사, 구토, 발열이 온다면 그것은 경고다.
그리고 유통기한은 그 위험을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냉장고를 열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다시 냉장고 문을 연다.
유통기한 지난 소스, 멸치 다시팩, 그리고 두유 한 팩이 눈에 들어온다.
망설임은 짧다.
한 번의 설사보다 한 번의 폐기가 낫다.
오늘 나는 냉장고 속 유통기한과 이별한다.
유통기한 지난 음식, 반드시 다 버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반드시 하나하나 점검해야 한다.
눈으로, 코로, 혀로, 그리고 감으로.
그 모든 감각이 말한다면, 그대로 따르자.
“이건 이제 보내줄 때가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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