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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험/나의 깨달음(일기)

어머니의 시집살이 시댁과 거리두기 하는 법

by 청두꺼비 2022.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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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나서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결혼 생활하면서 의아해한 것도 많고 서운하고 억울한 것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신랑과 단둘 우리 결혼생활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고 시댁 때문에 저런 생각을 많이 가졌습니다.

그러면서 친정어머니의 시집살이가 생각났습니다.

저는 저의 어머니가 시집살이라고는 안 해본 사람이라고 그동안 생각해왔었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어머니는 어느 날부터 명절이든, 제사든 시댁에 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중학교 때부터 시댁에 가질 않아서 특별히 제가 본 어머니의 시집살이는 없었습니다.

 

최근 저는 이런 어머니의 태도를 곱씹기 시작했습니다.

 

 

 

 

왜 시댁에 가질 않고 시댁 식구들은 
물론 시댁과 거리두기를 하는지를요.


어머니에게 여쭈어봤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태어나기 전, 호되게 시집살이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그게 맞는 줄 알고 열심히 시댁에 나가고, 용돈도 드리고 어머니가 친정에도 해보질 않았던 것을 시집와서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일은 일대로 하고 용돈은 용돈대로 드리고, 일하면서도 그렇게 만족스러워하지 않아 하고 평일에 일해서 주말에 쉬고 싶은데 나오라고 해 일을 해가면서 어느 순간 이건 아니다 싶어 시댁과 거리두기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저희 어머니가 할머니하고 통화한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전화만 오면 무척이나 괴로워하고 싫어했습니다.

어릴 때라지만 어머니가 할머니를 피하고, 할머니 집에 가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에 와서 왜 친정어머니가 시댁과 거리두기를 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알기 싫은데 관심조차 없었는데 어릴 적 어머니가 할머니께 했던 행동과 말이 참 싫었습니다.

 

할머니는 저를 정말 아끼고 사랑해주고 맨날 놀아주는데 어머니는 왜 할머니를 홀대하지, 이런 생각을 많이 가졌습니다.

결혼한 이후 친정어머니께 전화해 왜 엄마가 시댁과 거리두기를 했는지 알겠다고 그동안 엄마를 참 못됐고,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전 했습니다.

 

 

 

친정어머니는 많이 힘들구나 물었습니다.

“응”이라고 대답하고 정확하게 말했습니다. 신랑과 서운한 것은 없는데 시집에 서운한 것이 많다고요.

그렇다고 시댁과 뚜렷한 갈등은 없습니다. 근데 저의 선을 넘더라고요.

사람이 해야 할 말과 안 할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교육받고 듣는 사람이 기분이 어떨지에 대해 고민하고 말

하라고 배워 왔습니다.

본인 마음 편해지자고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내뱉으면 상대방은 멀어집니다. 굳이 왜? 이런 말을 들어야 하지 그런 생각을 갖습니다..

저의 어머니 때야 저의 할머니가 어떤 교육을 받았겠습니까? 먹고살기 바빠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상대방이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 겨를이 있었을까요?

 

 

 


세상에 넘쳐나는 정보에 텔레비전만 켜도 며느리들이 제일 꺼리는 것을 알려주는데도 했다는 것은 알면서 일부러 본인 편해지자고 한 것같은 생각이 납니다.

저는 어느 순간부터 시댁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습니다.

전화 통화도 피하고 제가 먼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시댁과 거리두기 하는 법도 찾아보고, 저의 나름대로 하나씩 해 나가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시댁과 거리두기 하는 법은 연락을 잘 안 하기. 통화 시 제 생각은 하지 않고 말하는 모습이 사람을 피하게 만듭니다.

시댁과 거리두기 하는 법 시댁 안 가기. 가기만 하면 앉을 틈도 없이 일만하고 옵니다. 그래도 일 년에 3번은 갈 예정입니다….

시댁과 거리두기 하는 법 돈 없다고 하기. 돈 있다고 하면 그때 준 돈이 적었다고 서운하다고 합니다.

시댁과 거리두기 하는 법 속 터지게 느릿느릿하기. 아마 느릿느릿 행동과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척하면 속 터져서 잘 안 보려고 할 것입니다.

시댁과 거리두기 하는 법 마스크 필수. 방역 강화 방침으로 만나기 무섭다고 하면 될 것입니다. 때론 검사받아서 나가면 안 된다고 하면 될 것입니다.

시댁과 거리두기를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이런 생각을 많이 가지게 됩니다. 될 수 있으면 명절에도 특근할까 생각 중입니다.

이러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저도 자괴감에 빠지고 슬픕니다. 저는 손님이라 시댁이 참 어렵고 불편합니다.

 

 

 

저희 친정어머니는 고된 시집살이에 오빠가 여자를 데리고 오면 얼른 가라고 할 것이라고 합니다.

명절에도 오지 말고, 심심해도 오지 말고 오빠랑만 잘살아라. 전화도 하지 말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람마다 성향은 다 다르겠지만, 상대방이 싫어하는데 굳이 억지 일 필요가 있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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