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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험/나의 깨달음(일기)

[치질 수술] 고통의 발자국

by 청두꺼비 2019.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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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수술 하루 전 초밥 뷔페. 그래 언제 상처가 아물지 모르니 전날 포식을 해뒀다. 저날 상태는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다.

 

나의 고통은 10월 28일 아침 갑자기 시작되면서 앉거나 서거나 누군가 툭쳐도 자지러질 만큼 아팠다. 하지만 부위가 부위인 만큼 선뜻 저 거기가 아픕니다. 라고 말을 못했다. 이렇게 참고 견디며 약국에서 좌약이라도 사서 삽입을 했는데 튀어나온 부분이 작아지겠지 했지만 고통과 크기는 줄어들지 않았다. 화장실 갈때도 눈물을 쏟았고 밤에 잠 들때에는 제대로 눕지 못했으며, 새벽에 중간에 깨어나 고통을 호소하면 울었다. 급기야 얼마나 고통 스러웠으면. . 차라리 죽고 싶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11월 2일 그냥 제 발로 항문외과를 찾아 갔다. 

 

태평역 근처 그냥 보이는대로 항외과라고만 적혀 있는 곳으로 무작정 들어 갔다. 의사의 진찰을 받고 사진을 통해 봤는데 상태가 조금 안 좋았다. 이게 약으로만 끝낼 일이 아니었다. 의사 선생님도 수술이 나을 것이라고 권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수술 자체가 무서웠다. 차가운 침대에 누워, 혹시 잘 못 되면 어떡하지, 못 일어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이런 저런 걱정이 생기면서 일단 수술은 안하고 약물 복용만 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내 증상은 갑작스러운 것으로 점차적으로 괜찮아 질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다만 또 이렇게 아플 수가 있다고 했다. 

 

약물을 복용하면서도 몸에 좋은 것은 일단 먹자.라는 생각에 모란에서 장어도 먹었다. 근데 이게 생강이랑 먹어서 그런가 . .고통이 또 심해졌다. 그 아픈 부위도 생강을 먹기 전 보다 더 부은 것 같았다. 아무렇지 않은 척 처방 받은 약을 먹고 연고도 발랐다. 또 새벽에 잠에서 깼다. 일주일 동안 고통스러우면서도 잠시 괜찮으면서도 의식하면 눈물이 날만큼 아프면서도 . . 참아야지 했지만 . . 끝내 수술을 결심하고 말았다. 이게 솔직히 눈물이 날 만큼 아팠다. 앉을 때도 설 때도, 특히나 화장실 갈 때도 너무 아팠다. 의사 선생님께서 수술하면 차츰 차츰 좋아진다고도 말을 했으니 그냥 나는 수술을 결심하게 됐다. 

 

11월 7일 늦게라도 가서 피를 뽑으려고 했다. 왜냐하면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고 해도 수술전 피검사를 받아야 된다. 환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혹시나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고, 위급시 어떠한 대처를 빨리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에는 피검사가 그렇게 무섭지 않았는데 점점 성숙하다 보니 피검사도 무섭고 주사 맞는 것도 무서워 졌다. 주사 바늘이 아파서다. 

 

너무 늦게 항 외과를 찾은 탓인지 문이 닫혀 있었다. 전화를 걸었더니 내일 오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금요일에 서둘러 아침 일찍이 갔다. 가서 피를 뽑고 수술 날짜를 잡았다. 되도록이면 일찍 회복하기 위해 이른 시간에 수술 시간을 잡았다. 그렇게 치질 수술을 하게 됐다. 

 11월 9일 이른 아침 저 횡단보도만 건너면 병원이다. 7시까지 가기로 되있었다. 7시부터 링거를 맞고 9시부터 수술을 시작하기로 했다. 병실 사진도 찍고 싶었지만 . . 아픈 나머지 찍을 엄두도 못 냈다. 

 

내 체질이 특이한지 링거를 맞으려고 혈관을 찾는데만 10분 이상이 소요됐다. 양 손 모두 주먹을 폈다 쥐었다 반복도 하고 간호사님 3분이 시도한 끝에 겨우 혈관을 찾아 링거를 맞기 시작했다. 원래 나는 어느 병원을 가도 간호사님들이 내 혈관 찾기를 힘들어 했다. 첫 째는 혈관이 매우 작다고 한다. 둘째 혈관도 매우 좁다고 한다. 셋째 혈관을 찾고 주사 바늘을 꽂으려는 순간 삭 사라진다고 한다. 진짜 듣기만 해도 내 혈관은 밀당을 잘하는 것 같다. 그래도 내 혈관아 이렇게 아픈 날에는 잘 보여줘라 그래야 간호사님이 한 방에 놓잤니!!! 

 

내가 혈관이 좁은 탓에 링거도 빠른 속도로 맞질 못 했다. 빠른 속도로 맞으면 혈관이 쎄한게 아파서다. 그래도 이 날만큼은 제 시간에 수술을 받기 위해 무리 해서라도 링거 속도를 냈다.

저 링거를 다 맞은 후에야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다. 하체 마취를 하는데 있어 저 정도 양이 들어가야 금방 마취에서 깨어나고 회복이 빠르다고 했다. 아마 나는 7시 30분부터 맞기 시작해서 거의 10시 50분쯤에 다 맞은 것 같다. 중간에 빠른 속도로 링거를 맞다가 내 좁은 혈관이 수용능력이 떨어져서 인지 혈관이 터져 다른 손으로 다시 링거를 맡기 시작했다. 

 

빨리 링거 맞기를 뚫어지게 쳐다 보고 있었다. 저것을 쳐다 보면서 느낀 것은 절대 아프지 말자 였다. 난 혈관도 좁아서 링거 맞기도 어렵고, 특히 링거 맞을 때의 혈관통 . . 아프기 싫다. 그러기 위해서는 몸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아파도 절대 링거 맞지 않을 정도로 아프고 싶다. 난 주사도 싫고 병원에 누워 있는 것도 싫고 링거도 싫다. 그래서 난 더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날 링거를 맞으면서 다짐했다. "건강해서 절대 링거를 맞지 말자"

 

수술 시간이 다가 오고 . . 하체 마취 후, 수술 . . 의사 선생님의 친절한 목소리와, 빠른 손놀림, 긴장을 하고 있는 나를 부등켜 잡아주는 간호사님의 손길로 무사히 치질 수술은 끝났다. 

 

하체 마취를 해서 수술이 끝나도 당장 걸을 수는 없었고, 거의 3시간 가량을 누워있었다. 일어서는 순간 하체 마취약이 역류해 심각한 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해서다. 병실에서 계속 잠을 잤고 오후 3시가 돼서야 나는 퇴원을 했다. 퇴원을 하고 무통기를 달고 집에서도 하루종일 누워 있었고 잠을 잔 것 같다. 

 

지금도 아픈데 저 무통기가 없었다면 . . 얼마나 더 아팠을까 . . 내가 이런 수술도 받아 보고 이런 고통과 아픔도 겪어보고 . . 그래도 지금의 이 아픔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이것보다 더 아픔은 없게 더 건강해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치질수술 넌 정말!!!! 내가 큰 고통과 아픔을 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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