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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험/나의 깨달음(일기)

결혼후 부모님 용돈 드리는 방법

by 청두꺼비 2022.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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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후 부모님 용돈 드리자고 신랑이 제안했습니다.

저는 아직 다 갚지 못한 학자금과 다달이 나가는 게 있어서 힘들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신랑이 그래도 결혼후 부모님 용돈 드려야 한다고 해, 저는 마지못해 승낙을 했습니다.

신랑은 시댁 부모님께 저는 친정 부모님께요.

 

하지만 저는 다달이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진짜 많이 나가는 쪽이 학자금인데 학자금을 내고 다달이 나가는 비용을 지불하고 나면 제가 생활할 비용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만일 당시에 저희 부모님이 등록금을 내줬더라면 현재 갚아 나가지 않아도 돼 덜 힘들었을 것입니다.

신랑한테는 부모님께 용돈을 안 드리는 것을 비밀로 했습니다. 신랑은 결혼후 부모님 용돈을 다달이 드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근데 하루는 신랑이 “너 부모님께 용돈 안 드리고 있지?”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열심히 결혼후 부모님 용돈 드리고 있다고 그랬는데 눈치 빠른 신랑은 “왜? 안 드리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순간 제가 당황스럽고 놀랐습니다. 결혼후 부모님 용돈 드리는 게 꼭 당연한 거냐고 나는 아직도 갚아 나가야 할 학자금이 있다고 그거 갚고 나면 이후에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신랑이 결혼후 부모님 용돈 드리는 것은 우리를 키워준 것에 대한 감사와 보답이라고, 네가 힘들면 알아서 하라고 그랬는데, 그날 밤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갚아야 할 학자금, 다달이 나가는 금액과 각종 고정비용 등 저 역시 나가는 게 많은데 이런 생각이 들다가, 대학교 때 학비를 내주지 않은 부모님이 싫어지다 밉다가 했습니다. 

 

 

나도 힘든데 굳이 결혼후 부모님 용돈을 드려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다가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신랑이랑 결혼후 부모님 용돈 드리려고 했는데 초기에 잘 주다가 요즘 나가는 비용이 많아서, 못 드리겠습니다.

어머니는 그래 알아서 해라 매달 주다가 힘들면 못 줄 수도 있지, 그래도 차곡차곡 계산하고 있다. 잘 벌면 주면 되고 안 되면 어쩔 수 없고, 한꺼번에 너무 많이 바라지 않는다.

결혼후 부모님 용돈 챙기다가 네가 너무 힘들어서 도망가
지 않고 연을 끊지만 않으면 된다. 

괜찮다고 어머니가 말씀했습니다.

 

순간 “어, 알았다”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결혼후 부모님 용돈 주는 게 부담스러워 피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저렇게 말씀하시니, 저는 부모님께 받은 것이 더 많은데, 식비며 과외비며, 월세, 통신비 결혼 전까지 이 모든 것을 부모님이 제가 태어나고 나서부터 해줬을 텐데 부모님으로서도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갔을지 생각하면 지금 제가 다달이 내는 금액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처음 자취하고 가스비, 전기세, 월세라는 것을 알았고, 이것들은 제가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부모님이 내줘서 전혀 몰랐던 존재였으니까요.

많은 생각을 하고 반성하던 끝에 결혼후 부모님 용돈 드리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거는 저의 나름대로 부담스럽지 않게 결혼후 부모님 용돈 드리는 방법입니다.

먼저, 내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용돈을 드리는 것입니다. 나의 수준을 나의 수입을 부모님이 정확하게 알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대충은 눈치를 채고 있을 것입니다.

액수가 크든 작든 성의와 내가 부모님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됩니다. 
(사실 액수가 중요하지만, 훗날 많이 받게 되면 더 드리겠다고 말을 유순하게 하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제가 결혼후 부모님 용돈을 열심히 드리다가 어느 날 제가 용돈 주는 게 부담스러워 연을 끊어할 까봐 걱정 아닌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받는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게 드리면 되는 것입니다.

 

제가 최근에 여기저기서 생각지도 않은 수입이 발생했습니다.

새해 첫날 결혼후 부모님 용돈 밀린 것을 다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다달이 나가는 비용과 학자금을 다 갚으려고 했는데 새해 첫날이기도 하고, 신랑은 매달 부모님께 드리는데 저

는 드리지 못한 것에 대해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새해 첫날 친정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전화까지 했습니다.

그간 결혼후 부모님 용돈 드리는 방법을 잘 알았더라면 마음이 불편하지 않았을 텐데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라

고 생각이 듭니다.

굳이 매달 드리지는 못하더라도 서로가 부담스럽지 않는 한도 내에서 용돈을 드리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럼 저는 부모님을 뵈러 갔다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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